美 S&P500, 5월 한 달 동안 11차례 사상 최고치 경신 이틀에 한번 꼴로 최고 기록 갈아치워 필라델피아 반도치 지수는 연초 대비 81% 상승, 1999년 이후 최고 美 증시, 관세 및 이란전쟁 등 각종 악재에도 AI-반도체 덕에 상승세 “20년 주기 장기 강세장 진입, 아직 가속중” “강세장 종료 신호 감지되지 않아” S&P500 선행 PER, 21배…거품 우려 있어 “반도체 업계 변동성 주의해야” 현재 상황이 닷컴 버블 붕괴 직전과 유사하다는 주장도 있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인들이 시황 화면을 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미국 증시가 관세부터 이란전쟁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관계자들은 증시를 주도하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실적을 내고 있고, 시장 전체가 장기 강세장에 들어갔다며 추가 상승을 예상했다.
S&P500, 이틀에 한번 꼴로 신기록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5월 한 달 동안 11차례나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5월 전체 거래일 가운데 이틀에 한번 꼴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운 셈이다. S&P500 지수는 5월말 기준으로 연초 대비 11% 상승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같은 기간 16% 상승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약 6% 올랐다.
시장의 동력은 반도체와 AI였다. 미국 증시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연초 대비 81% 폭등해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해당 지수는 미국 증시 상장 기업 가운데 반도체 설계, 제조, 판매 사업을 하는 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30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미국 반도체 기업 샌디스크의 주가는 올해 들어 600% 뛰었고 마이크론, 델, 인텔, 시게이트, 웨스턴디지털을 포함한 AI 관련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도 같은 기간 200% 가까이 상승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엔비디아의 주가도 올해 들어 13% 더 올랐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미국 투자은행들은 1·4분기 기업 실적이 예상을 크게 웃돌자 올해 S&P500 목표치를 잇달아 상향했다. 현지 투자사 페더레이티드 에르메스의 스티브 키아바로네 글로벌 주식 부문 부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리는 거품 상태에 있지 않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장기 강세장은 20년 주기인데, 우리는 지금 그 중간에 있고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벤 스나이더 미국 주식 수석 전략가는 “강세장 종료를 알리는 신호인 투기적 과열, 이익률 수축, 기준 금리 인상 등이 보이지 않는다”며 “최근 랠리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24년 4월 26일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반도체를 들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반도체 변동성 인지 해야…’닷컴 버블’ 경고
물론 거품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상장사들의 향후 12개월 동안 예상 순이익을 바탕으로 계산한 S&P500의 주가이익비율(PER) 예측치는 현재 21배로 30년 평균인 17배를 웃돈다. PER은 기업의 주가를 순이익으로 나눈 수치로, PER 수치가 높을수록 해당 기업의 주가가 순이익 대비 고평가되었다는 의미다.
미국 투자사 튜더인베스트먼트의 폴 튜더 존스 창업자는 5월 초 현지 경제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 증시가 “미친 시대”라고 묘사했다. 그는 “PER나 영업이익 등 모든 면에서 봐도 1999년 10∼11월과 비슷한 시기에 위치해 있다”고 말했다. 과거 ‘닷컴 버블’ 당시 나스닥의 정점은 2000년 3월이었다.
미국 투자사 리버웰스 어드바이저의 에드 오고먼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에 대해 “현시점에서 진입한다고 하더라도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반도체 업종의 변동성이 얼마나 심한지, 훌륭해 보였던 것들이 하루아침에 얼마나 급변할 수 있는지에 관한 생각을 떨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미국 스파크라인 캐피털의 카이 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반도체 업종의 이익 정점은 사후적으로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거품 논란의) 핵심은 AI 기반 시설 구축이 어느 정도까지 지속될지에 달려있다”며 “투자가 지속된다면 반도체는 아마 계속 좋은 성과를 내겠지만, 우리가 너무 앞서 나가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