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보험회계기준 도입이 주원인
현금흐름 추정해 보험부채 평가
사망률 등 계리적 가정 적용 늘어
금융당국 요구사항 증가도 한몫
5대 손보사 중심 채용 쏠림 여전
새 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험업계의 보험계리사 확보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보험부채 평가법이 뀌면서 업무가 복잡해진데다 금융당국의 영업·건전성 관리도 강화되면서 관련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37개 손해·생명보험사(캐롯·예별 제외)의 보유 보험계리사 합계는 1566명이다. 지난해 말(1474명) 대비 6.2%(92명) 증가했고, 3년 전인 2023년 6월말(1197명)과 비교하면 30.8%(369명) 늘었다.
업권별로 나눠보면 손보업계 영입 강도가 생보업계보다 높았다. 22개 손보사는 3년 간 보험계리사를 33.1%(216명) 늘리며 15개 생보사 증가율(28.1%·153명)을 5.0%p 차로 제쳤다.
보험사들의 보험계리사 영입 경쟁이 격화되는건 지난 2023년 시행된 IFRS17 영향이 크다. 이전에는 보험계약 체결 당시 가정을 기반으로 보험부채를 평가하면 됐지만, IFRS17은 앞으로의 현금흐름을 추정해 그 값을 매겨야 한다.
가령 20년 만기 건강보험 계약을 체결한다면 남은 기간 동안 고객이 낼 보험료와 보험사가 지급하게 될 보험금 등을 예측해 현재의 가치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사망률, 질병 발생률, 해지율 등 다양한 계리적 가정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보험사는 계리사 확대가 필수적이다.
아울러, 보험부채 회계처리, 지급여력(K-ICS)비율 관리 등 금융당국 요구사항이 많아진 요인도 있다. 실제 보험사 채용공고를 보면 최근 보험계리사 업무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단순 IFRS17 결산을 넘어 상품 개발, 보험계약마진(CSM) 기반 수익성 분석, 자산·부채관리(ALM), 경제적 가정 산출 및 검증 등의 영역에서도 필요하게 됐다.
보험상품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있다. 보험료를 과도하게 낮추면 손해율이 높아지는 만큼 계약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도 적정한 수익성을 취하려면 정교한 계산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보험계리사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대형사 쏠림은 여전했다. 지난 6월말 기준 국내 3대 생보사(삼성·한화·교보), 5대 손보사(삼성·DB·현대·KB·메리츠) 등 8개사 소속 보험계리사는 904명으로, 전체 57.7%를 차지했다.
이는 3년 만에 31.4%(216명) 늘어난 것으로 같은 기간 나머지 29개사 증가율(30.1%)을 앞섰다. 계리사 최다 보유 보험사는 업권별로 각각 삼성화재(186명), 삼성생명(178명)으로 파악됐으며, 두 회사가 전체의 23.2%를 채웠다.
손보사 관계자는 “과거엔 계리사가 있어도 계리팀 소속 정도였으나 이제는 다양한 부서에 배치돼있다”며 “초과수요로 인해 몸값이 뛰고, 선발 인원도 크게 늘리지 않아 중소형 보험사들은 채용이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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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