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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왼쪽)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회장이 지난 6월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움직이는 투자 공식이 바뀌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도, 인공지능(AI)도 아니다. 최근 증권가의 공통된 화두는 ‘주주환원’이다. AI 메모리 호황으로 막대한 현금을 벌어들이는 만큼 이제 시장은 ‘얼마나 버느냐’보다 ‘얼마나 주주에게 돌려주느냐’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 ‘200조 환원’ 전망…경쟁 본격화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에 투자의견을 내놓은 주요 증권사들은 공통적으로 주주환원을 핵심 투자 포인트로 제시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신규 주주환원 규모가 연간 최소 100조원에서 최대 20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기존 연간 주주환원 규모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AI 메모리 호황으로 삼성전자의 잉여현금흐름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앞으로는 실적보다 이를 어떤 방식으로 주주에게 환원하느냐가 기업가치 재평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도 “2026년 기준 약 250조원에 달하는 잉여현금흐름이 실제 주주환원으로 이어질 경우 주주가치 제고 기대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올해 기존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약 120조원 규모의 환원이 예상된다”며 “메모리 업체 간 주주환원 경쟁이 본격화되면 구조적인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적보다 주주환원…먼저 움직인 주가
삼성전자는 지난 6일 23만원 초반까지 밀렸다가 11일 23만9500원으로 반등하며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6일 150만원선이 붕괴된 이후 전날 1% 미만 상승하는 데 그치며 14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실적만 놓고 보면 설명하기 어려운 흐름이다. AI 메모리 수요와 HBM 업황에는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결국 금리와 주주환원책이 중요하다는 말의 반복”이라며 “2·4분기 실적시즌이 마무리된 이후에는 금리와 주주환원 정책 등 정책 변수가 시장의 핵심 관심사로 다시 부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기대가 상대적으로 먼저 반영되는 반면 SK하이닉스는 추가 환원 방안이 확인될 때까지 관망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SK하이닉스의 기업설명회(NDR)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장기공급계약(LTA)과 주주환원에 집중됐다”며 “메모리 업종 재평가의 핵심은 미국주식예탁증서(ADR)보다 주주환원이며 추가 환원 정책과 LTA 구체화가 기업가치 재평가의 촉매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레버리지는 잠잠해졌지만…끝나지 않은 수급 논란
7월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변동성을 키우면서 단기 수급에 크게 흔들렸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코스피200 레버리지·인버스 ETF 리밸런싱에 따른 순매도 규모를 역대 최대인 6조1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관련 리밸런싱 순매도만 각각 4조2000억원과 10조2000억원에 달했다.
금융당국 규제 이후 거래는 빠르게 줄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은 최고치 대비 약 90% 감소했고 순자산(AUM)도 40% 이상 줄었다.
다만 시장에서는 레버리지발 수급 왜곡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개인투자자 규제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시장 전반의 수급 구조를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는 증시 조정에 따른 순자산 감소와 맞물려 거래대금과 리밸런싱 수요를 줄이는 데 효과를 내고 있다”면서도 “반도체 레버리지 ETF로의 풍선효과와 해외 상장 레버리지 ETF 확대 가능성은 장기적으로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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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