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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조정권은 최후의 카드" 막판까지 중재 나선 정부 [삼성전자 노사 최종 담판]

총파업 직전까지 노사 줄다리기

김영훈 장관이 직접 대화 참여도

파업 강행땐 긴급조정권 불가피

노동부는 발동 여부에 ‘신중론’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왼쪽 두번째)이 2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총파업 강행 입장을 밝힌 후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총파업 예고일을 하루 앞둔 20일 삼성전자 노사가 ‘벼랑 끝 협상’에 나선 가운데 사실상 총파업 전 마지막 협상인 자율교섭마저 무산될 경우 긴급조정권 발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후조정과 자율협상 지원 등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중재 수단을 대부분 쏟아부은 상황에서, 파업을 막기 위한 추가 대응카드로는 긴급조정권 외에는 사실상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긴급조정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피하기 위해 막판 중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까지 직접 협상에 참여한 가운데 노사 간 최대 쟁점인 적자 사업부 보상과 성과급 체계 개편 문제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정부, 사실상 마지막 카드 검토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전 2차 사후조정이 결렬된 이후 오후 4시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자율협상을 재개했다.

이번 협상에는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직접 참여했다. 총파업 예고일을 하루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담판에 나선 것이다. 정부가 사후조정과 자율협상 지원 등 가능한 중재 수단을 총동원한 만큼 이번 협상마저 결렬될 경우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은 급격히 커질 전망이다.

긴급조정권 발동 권한을 갖고 있는 김 장관은 아직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노동부는 이날 2차 사후조정 결렬 이후 “아직 대화의 시간이 남아 있다”며 “긴급조정권 언급은 성급한 단계”라고 밝혔다.

다만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정부가 추가로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응 수단은 긴급조정권 외에는 사실상 마땅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결국 이 모든 조정의 책임은 정부에 있는 것”이라며 “선을 넘는 상황에 대해선 사회 공동체 전체를 위해 정부가 주어진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계 안팎에서는 노조가 무리한 요구와 함께 총파업을 강행할 경우 정부가 보다 강도 높은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

긴급조정권은 노사 자율교섭이 결렬돼 파업이 국가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경우 정부가 개입해 파업을 중단시키고 강제 중재 절차에 회부하는 제도다. 실제 발동 사례는 2005년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 이후 없었다. 이번에 발동될 경우 21년 만이자 역대 다섯번째 사례가 된다.

■성과급 갈등이 결국 발목

교섭 타결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반년간의 협상 과정에서도 끝내 해법을 찾지 못한 핵심 쟁점이기 때문이다.

노조 측은 성과급 상한 폐지와 함께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해달라고 요구해왔다. 반면 사측은 메모리 사업부에 대한 추가 보상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업황과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 가능한 기존 성과급 체계는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사는 지난해 12월 첫 상견례를 가진 이후 2개월여 만인 지난 2월 노조 측이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면서 쟁의권 확보 절차에 돌입했다.

이후 파업 압박 수위가 높아지자 같은 달 다시 협상 테이블이 마련됐지만, 성과급 체계 개편 문제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교섭은 다시 중단됐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을 중심으로 노조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초기업노조는 지난 4월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공식 과반노조 출범을 선언했다.

이후 총파업 예고, 1차·2차 사후조정, 이날 자율협상에 이르기까지 매 협상 국면마다 성과급 문제가 핵심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jhyuk@fnnews.com 김준혁 정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