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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억 날렸다" 파산 인증글, ‘2.2억 손실’ 남의 사진 10배 부풀린 ‘조작’

‘SK하이닉스 레버리지’ 22억 손실 게시물

본지 확인 결과 타인 토스앱 인증 사진 변조

토스증권 종목 커뮤니티에 지난달 29일 게시된 원본 계좌 인증 사진(왼쪽)과 다음 날 당근에 올라온 변조본. 최종 손실 2억2043만원이 22억436만원으로 표기되는 등 모든 금액이 정확히 10배로 부풀려졌다. /사진=토스증권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종목 커뮤니티,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

[파이낸셜뉴스]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해 “40년 모은 22억원을 잃고 파산했다”며 화제가 됐던 게시글이 실제 손실을 본 다른 투자자의 계좌 인증 화면 속 금액을 10배로 부풀린 조작 게시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토스앱 손실 인증 게시글과 모든 숫자 동일… ‘0’ 하나씩만 추가

본지는 지난달 30일 중고거래 커뮤니티 ‘당근’에 올라온 해당 게시글을 보도한 바 있다. 이후 “인증 사진의 원본이 따로 있다”는 제보를 받아 검증한 결과, 당근 게시글에 첨부된 계좌 화면의 금액은 토스증권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종목 커뮤니티에 하루 앞선 지난달 29일 게시된 실제 손실 인증 화면의 금액을 정확히 10배로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원본 사진의 최종 손실은 2억2043만6099원(-78.7%)이지만, 조작 게시글의 화면에는 22억436만990원으로 표기됐다. 판매 수익, 총 판매 금액, 총 구매 금액까지 네 개 항목이 모두 유효숫자 그대로 정확히 10배이고, 손실률은 -78.7%로 동일하다.

모든 금액 끝에 0이 하나씩 추가된 것이다. 화면 구성과 항목 명칭, 배열, 음수 표기 방식도 토스증권 앱 원본과 동일했다.

이 같은 ‘일괄 10배’ 방식은 화면 자체에 대한 검증을 무력화하는 수법이다. 모든 항목에 같은 배수를 곱하면 손실률과 항목 간 계산 관계가 원본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화면에 담긴 숫자만으로는 산술적 모순을 쉽게 찾을 수 없다.

숫자 일부만 고친 조작이 계산 오류로 들통나는 것과 달리, 실제 손실 인증에서 통째로 자릿수를 올리는 식의 변조는 원본 화면이 확보돼 두 수치를 나란히 대조하고서야 실체가 드러났다.

변조 게시글은 “출시하자마자 매수했다”고 주장하지만, 상장가(2만3450원)에 매수해 게시일까지 보유했다면 손실률은 60% 후반대에 그친다. 화면에 표시된 78.7% 손실이 나오려면 매도 가격이 5000원 안팎이어야 하는데, 이 ETF는 게시일까지 그 수준으로 하락한 적이 없다.

78.7%는 6월 하순 고점권(3만7000원대)에 매수한 원본 작성자의 실제 손실률로, 조작 과정에서 금액만 부풀리고 손실률은 그대로 가져오면서 스스로 지어낸 매수 시점과 맞지 않게 된 것이다.

두 게시글의 선후관계도 분명하다. 원본 글은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33분께 토스증권 커뮤니티에 게시됐고(사진 촬영 시각 오전 11시 41분, 게시 직후 제3자 캡처로 교차 확인), 변조된 게시글은 다음 날인 30일 오전 당근에 올라왔다.

원본 작성자도 도용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 그는 변조 게시글이 확산된 지난달 30일 저녁 7시께 토스증권 커뮤니티에 “손실률과 손실금 숫자가 너무 익숙해서 보니 내가 어제 올린 사진에 0을 추가했더라”는 글을 올렸다.

변조본은 원본이 올라온 지 하루도 안 돼 만들어져 유통됐지만, 본지가 게시 시점을 특정한 제보를 받고도 원본을 찾는 데는 5시간 이상이 걸렸다. 토스증권 종목 커뮤니티는 닉네임 검색이나 날짜별 이동 기능이 없어 수만 건의 게시물을 스크롤로 거슬러 올라가는 방법밖에 없었다. 제보 없이 일반 이용자가 인증 화면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이 정부 믿고 투자했다” 정치적 표현…여론 형성용 ‘조작’ 가능성

이처럼 전문 조작을 개인이 가려내기는 어렵지만, 최소한의 의심 지점은 있다. 이번 사례에서는 표시된 1주당 가격이 실제 시세 이력에 존재하지 않는 수준이라는 점이 단서였다.

또한 이번 사례처럼 22억이라는 이례적 규모의 손실 인증에 “이 정부 믿고 투자했다”는 등 정치적 표현까지 더해져 있다면 실제 손실담이 아니라 여론 형성을 노린 조작 가능성을 함께 따져볼 필요가 있다.

다만 이런 확인조차 상당한 수고가 드는 만큼, ‘계좌 인증샷’을 검증된 정보로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가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본지는 지난달 30일 보도 당시 해당 게시글의 진위를 둘러싼 논란을 함께 전한 바 있다. 이번 검증 결과를 반영해 해당 보도를 바로잡는다.

원본 게시글 작성자가 지난달 30일 저녁 토스증권 커뮤니티에 올린 글. 금액이 10배로 부풀려진 게시글이 확산되자 “손실률과 손실금 숫자가 익숙해서 보니 내가 어제 올린 사진에 0을 추가했더라”며 도용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 /사진=토스증권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종목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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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