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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감염병 때나 보던 숫자"…나흘간 2164p 요동친 코스피 [증시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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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7일 종가 대비 30일까지 1162p 증발한 뒤 하루 만에 1002p 폭등

블랙먼데이·코로나 충격 때 나타난 두 자릿수 급등락 재현

역대 최대 상승에도 이전 수준 회복 못해

동포 오찬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에 도착해 인사를 하고 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2일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7박 11일의 미국·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대로 청와대로 출근해 부동산 정책, 주식시장을 비롯한 국내 현안과 관련해 비공개 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코스피가 하루 10% 넘게 급락한 뒤 다시 17% 이상 폭등하는 초유의 변동성 장세를 연출했다. 나흘간 일별 지수 등락폭의 절댓값을 합하면 2164p를 넘어선다. 하루 두 자릿수 등락은 세계 증시에서도 금융위기나 감염병 확산 등 시장 전체를 뒤흔든 충격이 발생했을 때 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흘간 1162p 증발, 하루 만에 1002p 폭등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달 28일 전 거래일보다 732.09p(10.84%) 급락한 6023.66에 거래를 마쳤다. 다음 날인 29일에도 360.42p(5.98%) 떨어진 5663.24로 밀렸고, 30일에는 1.23% 추가 하락해 5593.56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31일 시장의 방향은 완전히 뒤집혔다. 코스피는 하루 만에 1001.89p(17.91%) 치솟은 6595.45로 마감했다. 상승률과 상승폭 모두 코스피 출범 이후 최대 기록이다. 종전 최대 상승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30일의 11.95%였다. 장중에는 6630선을 넘어서며 상승률이 18.54%까지 확대됐다.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간 일별 등락률의 절댓값을 더하면 35.96%p, 지수 등락폭의 절댓값 합은 2164.08p에 달한다. 이는 누적 수익률이나 최고점과 최저점의 격차를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이 매일 감당해야 했던 변동의 강도를 보여준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이번 주는 주식시장 역사에 기록될 만한 일의 연속이었다”며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31일에는 역대 최고 일일 상승률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도 약 17년 만에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고 평가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쟁이나 감염병처럼 시장 전체를 뒤흔드는 외부 충격이 발생했을 때나 볼 수 있었던 수준의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다”며 “지수가 오르고 내리는 방향보다 하루 변동폭 자체가 지나치게 커졌다는 점을 더 심각하게 봐야 한다. 시장이 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블랙먼데이·코로나 패닉장 떠올린 초변동성

해외 주요 증시에서도 이처럼 짧은 기간 두 자릿수 급락과 급반등이 이어진 사례는 흔치 않다.

대표적인 비교 대상은 1987년 블랙먼데이다.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987년 10월 19일 하루 만에 22.6% 폭락했고, 같은 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20.5% 하락했다. 충격은 다음 거래일 일본 증시로 번졌다. 닛케이225지수는 10월 20일 14.90% 급락하며 역대 최대 일일 하락률을 기록한 뒤 21일에는 9.30% 반등했다.

블랙먼데이 직후 일본 증시와 비교해도 이번 코스피의 반등폭은 더 컸다. 닛케이225가 14.90% 급락한 다음 날 9.30% 반등한 반면, 코스피는 7월 27일 종가부터 30일까지 17.20% 하락한 뒤 31일 하루 만에 17.91% 급등했다.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산 당시 미국 증시도 비슷한 초변동성 장세를 보였다. S&P500지수는 3월 9일 7.60%, 12일 9.51%, 16일 11.98% 급락했다. 반면 13일에는 9.29%, 24일에는 9.38% 급등하는 등 급락과 급반등이 반복됐다. S&P500은 당시 2월 19일 고점에서 3월 23일 저점까지 약 34% 하락했다.

다만 코로나19 당시에는 세계보건기구의 팬데믹 선언과 주요국 봉쇄, 실물경제 정지 우려라는 명확한 외부 충격이 있었다. 1987년에도 프로그램 매매와 포트폴리오 보험 전략에 따른 자동 매도, 유동성 경색 우려가 글로벌 시장을 동시에 덮쳤다.

최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은 특정한 단일 외부 충격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반도체 대형주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으로 거래가 집중된 가운데 외국인 수급 변화, 신용거래와 파생상품 청산, 투자심리 반전이 겹치며 지수 진폭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지수가 급락한 뒤 큰 폭으로 반등하면 투자심리가 회복된 신호로 해석되지만, 하루 18%에 가까운 상승은 직전 가격이 지나치게 낮아졌거나 매수 주문이 특정 시간과 종목에 과도하게 집중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급락 이후 반등률이 크게 보이는 데에는 낮아진 지수를 기준으로 상승률을 계산하는 기저효과도 작용한다”며 “코스피는 지난달 27일 종가 6755.75에서 30일 5593.56까지 17.20% 하락한 뒤 31일 17.91% 반등했지만, 31일 종가는 여전히 27일보다 2.37% 낮은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가 17.91% 오른 6595.45에 마감한 지난 7월 31일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상한가 거래되고 있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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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