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에서 열린 ‘FREE청년대로, 청년-기업 매칭 데이’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청년들이 사회연대경제기업 부스에서 면접을 보고 있다. ⓒ 뉴스1 구윤성 기자
배달라이더. ⓒ 뉴스1 이종수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20대 취업자가 감소하는 가운데 자영업자는 오히려 1년 새 23.2% 늘었다.
증가분의 89%는 직원을 두지 않고 혼자 일하는 ‘나홀로 자영업자’였다. 특히 배달·택배 등이 속한 운수·창고업이 전체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청년들이 배달 등 플랫폼 노동이나 프리랜서 형태의 비임금 일자리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경력을 쌓기 위해 프리랜서를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고용 안정성과 사회보험 보호 측면에서 취약할 수 있는 만큼 청년 비임금 노동자를 위한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0대 자영업자 23.2%↑…취업난 속 배달·프리랜서로
11일 국가데이터처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8월 20대 자영업자는 16만 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13만 5000명)보다 3만 1000명(23.2%) 증가했다.
증가를 이끈 것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였다.
지난 8월 기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3만 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만 8000명 늘어 전체 자영업자 증가분의 89%를 차지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3만 2000명으로 3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대 자영업자는 지난 6월부터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증가 폭도 6월 1만 3000명에서 7월 2만 4000명, 8월 3만 1000명으로 확대됐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증가 폭 역시 같은 기간 9000명, 2만 1000명, 2만 8000명으로 커졌다.
산업별로는 운수·창고업에 증가분이 집중됐다. 8월 20대 운수·창고업 자영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만 8000명 늘어 전체 증가분의 57%를 차지했다.
이 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1만 7000명가량 늘어 운수·창고업 증가분의 94%에 달했다.
운수·창고업 자영업자 증가 폭도 6월 1만 4000명, 7월 1만 5000명, 8월 1만 8000명으로 확대됐다.
정보통신업에서도 고용원 유무에 따라 흐름이 엇갈렸다. 고용원이 있는 20대 자영업자는 2000명 가까이 줄었지만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6000명가량 늘어 전체적으로는 4000명가량 증가했다.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에서는 20대 자영업자가 각각 7000명가량 늘었고, 제조업에서도 4000명가량 증가했다.
이는 청년 취업난이 심화하면서 배달·택배 등 플랫폼 노동이나 프리랜서 형태의 비임금 일자리로 이동하는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청년 고용 상황은 부진하다. 8월 15~29세 청년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만 3000명 감소했고, 이 가운데 20대 취업자는 16만 4000명 줄었다.
청년 고용률도 44.1%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포인트(p) 하락했다. 청년층 전체 취업자는 줄어드는 반면 운수·창고업과 정보통신업 등을 중심으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늘어난 것이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운수·창고업은 택배와 상하차, 물류센터 등의 비중이 높고 고용원 없이 창고업을 운영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이런 업종에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늘어난 것은 플랫폼 종사자와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증가로 보는 게 더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본부장은 “취업문이 닫히면 창업이나 자영업, 프리랜서로 가는 경향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30대 초반도 ‘나홀로’ 증가…불안정 일자리 보호 과제
30대 초반에서도 나홀로 자영업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 8월 30~34세 자영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만 1000명 늘었지만,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7000명 줄었다. 반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2만 7000명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개인서비스업에서 1만 5000명, 정보통신업에서 9000명가량 늘었다. 운수·창고업과 교육서비스업에서도 각각 8000명, 7000명가량 증가했다.
20~34세 전체로 보면 자영업자는 5만 2000명 늘었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5만 5000명 증가한 반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3000명 감소했다.
비임금 일자리 선택에는 취업난과 함께 업종 특성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정보통신업에서는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경력을 쌓기 위해 프리랜서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IT나 정보통신업처럼 자발적으로 프리랜서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며 “능력이 있으면 여러 곳에서 일을 받아 수행하는 게 경력을 쌓는 데 효과적이고 포트폴리오도 늘어난다. 동시에 여러 일을 할 수 있어 프리랜서를 선호하는 경향이 반영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프리랜서 계약은 장기 고용을 보장받기 어렵고 사회보험 보호도 취약할 수 있어 일자리의 안정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프리랜서는 4대 보험 등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불안정한 일자리일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는 프리랜서가 늘어나는 흐름에 맞춰 이들을 위한 새로운 규제나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