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건설 숙련인력·공급망 등 약화
정부, 현지서 직접 채용·양성 검토
산업부 “트레이닝센터 함께 만들것”
韓기술인력 파견은 비자 등 변수
국내 처음으로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나섰던 ‘팬스타 아크로호’가 11일 오전 부산항에 입항하고 있다. 팬스타 아크로호는 화학제품과 중고차 등 수출 화물을 싣고 지난 8월 22일 부산신항을 출발, 북극해를 통과한 뒤 지난달 13일 목적지인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도착했다. 같은 달 18일 폴란드 그단스크에 기항한 다음 다시 북극해를 거쳐 50일 만에 부산으로 귀환했다. 뉴시스
정부가 대미 전략투자 사업으로 검토 중인 미국 원전 건설에 대비해 현지 인력양성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미국의 장기간 신규 원전 건설 공백으로 숙련인력과 공급망 등 건설 생태계가 약화된 만큼 한국의 전문 기술인력 파견뿐만 아니라 미국 현지 노동자를 직접 채용하고 교육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한 ‘마스가(MASGA)’ 프로젝트처럼 원전 분야에서도 현지 인력과 공급망을 함께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11일 산업통상부 및 원전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 내 대형 원전 건설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경우를 대비해 현지 인력 확보와 양성 방안에 대한 내부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이 논의 중인 대미 원전 투자사업은 한국형 APR1400 2기를 포함한 대형 원전 8기 건설을 대상으로 하지만, 개별 사업의 투자 여부와 구체적인 추진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관건은 미국의 원전 건설 역량이다. 미국은 원전 원천기술과 인허가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장기간 신규 대형 원전 건설이 뜸했던 탓에 숙련된 인력과 기자재 공급망이 약화된 상태다. 특히 원전 건설에는 용접과 배관, 전기설비 등 공정별 전문인력이 필요해 일반 건설인력을 곧바로 투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한국의 기술과 경험을 활용해 미국 현지의 건설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마스가도 미국의 공급망이 많이 끊어져 있는데 원전도 유사한 측면이 있다”면서 “미국에 원전을 짓는다면 인력 트레이닝센터 같은 것을 함께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노동자를 확보하고 교육하는 방안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교육시설 설립 계획이나 미국 측과 협의가 진행 중인 것은 아니다.
한국의 전문 기술인력을 미국 현장에 파견하는 것도 과제다. 원전 설계와 엔지니어링, 건설관리 등을 담당하는 고급 인력은 한국에서 투입할 수 있으나 미국에서 근무하려면 비자와 체류자격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반면 시공을 담당할 기능인력은 현지에서 확보하고 교육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한국의 기술인력 파견과 미국 현지 기능인력 양성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셈이다.
한국의 기술인력뿐 아니라 현장 기능인력의 미국 입국 문제도 향후 논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건설 당시에는 동남아시아 등 제3국의 기능인력을 활용했지만 미국에서는 비자와 취업 관련 제약으로 이 같은 방식을 적용하기 쉽지 않다. 미국이 원전 건설 확대에 속도를 낼 경우 해외 인력의 입국을 어느 수준까지 허용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국원자력학회도 최근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 합의에 대한 입장문에서 “국내 기업의 생산설비 확충과 전문인력 양성이 병행되고, 우리 기술인력이 미국 현장에 원활히 투입될 수 있도록 입국·체류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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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