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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금 빼서 갚자"…아내 몰래 ‘빚투’한 남편, 거절하자 욕설 퍼붓고 가출 [이런 法]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아내 몰래 코인과 주식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했다가 거액의 빚을 진 남편이 이혼을 요구하며 전세보증금을 나누자고 주장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코인·레버리지 투자로 큰 손실… 부부니까 같이 갚자는 남편

1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결혼 3년 차 맞벌이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결혼할 때 남편과 각자 모은 돈을 합치고 거기에 전세자금 대출까지 받아서 아파트 전세로 신혼살림을 시작했다”고 운을 뗐다.

커피 한잔 값도 아껴가면서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는 A씨는 “얼마 전 퇴근하고 돌아온 남편이 무릎을 꿇고 믿을 수 없는 말을 하더라”며 “1년 전부터 직장 동료의 권유로 저 몰래 코인과 주식 투자를 시작했는데, 운 좋게 수익이 나자 눈이 뒤집혀 욕심을 부렸다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남편은 은행 신용 대출도 모자라 친척과 친구들에게까지 돈을 빌려서 투자금을 늘렸고, 그렇게 끌어모은 돈을 이른바 ‘잡코인’과 주식 레버리지 상품에 몰빵했다고 한다”며 “코인은 상장폐지돼 휴지 조각이 됐고, 레버리지 상품마저 강제 청산을 당해 어마어마한 손실을 떠안았다”고 했다.

A씨는 “여기저기서 빚 독촉에 시달리다가 실토한 것”이라며 “저는 남편의 빚투를 전혀 몰랐다”고 했다.

이어 “예전에 뉴스를 보며 ‘당신은 저런 거 안 하지?’라고 물은 적이 있는데, 그때 남편은 ‘나는 절대 안 한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게 거짓말이었다니, 너무 소름돋는다”며 “남편은 전세보증금을 빼서 빚을 갚자고 했지만 ‘전세금은 공동자금이니 당신이 벌인 일은 혼자 해결해’라고 단칼에 거절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남편은 A씨에게 욕설을 퍼붓더니 집을 나갔고, 그 뒤로는 “이혼하고 전세보증금을 나누자”, “빚을 진 것도 부부가 함께 갚아야 한다더라”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사실 남편의 투자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결혼 초에도 주식 투자로 1000만원가량을 잃은 적이 있었다”며 “그때는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싹싹 빌기에 딱 한 번 눈감아 줬다”고 했다.

이어 “같은 일이 반복되고, 또 저를 속였다는 걸 알고 나니, 더는 남편을 믿고 살아가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며 “당장 이혼을 하고 싶은데 제가 전혀 알지 못한 빚까지 함께 갚아야 하는 거냐”고 조언을 구했다.

변호사 “고위험 투자 채무는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 가능성”

해당 사연을 접한 배수지 변호사는 “무리한 가상화폐 또는 주식 투자로 인한 채무부담이 곧바로 이혼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투자가 반복적이고 과도해 가정경제를 심각하게 흔들고 부부관계를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시켰다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우자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부담한 고위험 투자 채무는 원칙적으로 개인 채무로,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부부가 함께 살 전셋집을 마련하기 위해 받은 전세자금 대출은 공동재산 형성에 수반한 채무로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반복적인 투자 실패로 가정 경제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거기에 폭언과 가출까지 더해졌다면 혼인 파탄의 유책 사유로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며 “위자료 액수는 혼인 기간, 폭언의 정도, 경제적 피해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원이 결정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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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