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AI 등 신산업 투자로 성장 반등
증시 7000피 돌파·시총 세계8위
58조 추경으로 민생안정 기여
인플레·고용시장 둔화는 숙제
우리 경제가 올해 2%대 중후반의 성장이 확실시된다. 지난 2022년부터 8분기 연속 0%대 성장에서 마이너스로 추락했던 것을 감안하면 1년 만에 놀라운 반등이다. 중동전쟁에 따른 고유가 충격에도 소비자물가는 2%대를 유지하고, 반도체 수출 호황으로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2300억달러 이상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경제당국은 이재명 정부(국민주권정부) 출범 이후 지난 1년, 신속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한 적극적 재정 운용과 민생물가 특별 관리, 인공지능(AI) 신산업 집중 투자 등이 경제 성장 반등을 뒷받침했다고 자평했다. 다만 반도체에 편중된 경기 호황, ‘고용없는 성장’ 등 ‘K자형 양극화’가 심화되는데다 인구구조 악화, 주력산업 침체 등 잠재성장률의 지속적인 하락은 한국 경제의 위협 요인이다.
초고령화로 인한 부담이 가중되는 기초연금 등 8대 사회보험의 신속한 개혁, 계속고용 등 노동시장 혁신과 유연화, AI 전환과 주력산업 재편 등은 늦춰서는 안될 과제로 지적됐다.
20일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는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재명정부 출범 1년 핵심 성과를 발표했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6월 4일 출범했다.
재경부는 지난 1년 가시적인 경기 회복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올해 1·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대비 1.7% 성장해 5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는 7000선을 돌파했다. 증시 시가총액은 지난해 6월 세계 13위에서 세계 8위로 올라섰다. 피치,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계속되는 고유가 상황에서 반도체 호황과 내수 회복이 지속된다면 올해 우리 경제는 2%대의 성장도 실현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실제 국내외 주요 투자은행과 기관들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2.6%로 높여잡았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호황 정도와 중동전쟁 영향 등의 상황을 봐야겠지만, 올해 경제성장률이 2%를 넘어설 것”이라고 했다.
운도 따랐다. 반도체 실적 호조와 내수 개선, 코스피 7000을 돌파한 증시 등의 영향은 세수로 이어졌다. 이런 추세로 올해 국세 수입은 전년대비 41조5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재정여력이 좋아진 만큼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도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른바 적극적 재정운용으로 내수와 AI 신산업을 육성하고, 국내총생산(GDP)을 키워 국가부채비율을 낮추겠다는 ‘GDP 모수 확장론’의 명분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예산처는 초과세수를 활용한 정부의 신속한 추가경정예산도 경기 진작과 민생 안정을 뒷받침했다고 자평했다. 특히 지난해 7월 소비쿠폰 효과로 민간소비 기여도(전년동기비)가 지난해 하반기 기준 0.9%p로 상반기(0.3%p)대비 3배 상승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정부는 출범 이후 1년간 두 차례 추경으로 민생회복, 고유가 피해 지원금 등을 포함해 총 58조원을 집행했다.
지난 1년 우리 경제의 기적을 만든 것은 수출이다.
AI 반도체가 견인한 1·4분기 수출은 세계 8위에서 5위로 올라서며, 한국경제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 이 덕에 경상수지 흑자는 1·4분기 738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나아가 올해와 내년 경상수지 흑자는 한번도 경험한 적 없는 새역사를 쓸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2390억달러로 전년의 2배를 넘어선다.
물가도 2% 초중반대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 중이다. 중동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에 대응해 정부는 29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했다. 유류세도 추가 인하했다. 재경부는 이런 정책이 소비자물가를 3월 0.6%p, 4월 1.2%p 내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확장 경기와 기업실적 호조에 따른 소득 증가, 환율 불안, 내수 진작용 정부 재정 풀기가 물가를 더 자극할 전망이다. 중동전쟁 장기화와 최소 5조원 이상의 재정을 투입해 인위적으로 억누르고 있는 석유 최고가격제도의 지속 여부 등에 따라 물가 불확실성이 크다. 수개월 내 3%대 물가 상승도 전망된다.
AI 확산과 맞물려 고착되는 고용시장 둔화는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반도체 호황과 경기 확장에도 고용시장 부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24개월 연속 추락 중인 청년층(15∼29세) 고용을 반등시킬 수 있는 다양하고 지속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