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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불륜이’ 이창희 감독이 설계한 ‘불륜’의 폭주…"동선 만들고 리허설 짜는 것이 연출의 핵심"[인터뷰]

전 장면 콘티와 반복된 리허설로 완성한 정교한 미장센

쿠팡플레이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 보도스틸.

쿠팡플레이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 보도스틸.

쿠팡플레이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 보도스틸.

쿠팡플레이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 보도스틸.

[파이낸셜뉴스] “뭐 하나라도 다르게 보여주려고 애썼어요. 해보지 않은 것을 해보려고 발악했고, 당연한 것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를 연출한 이창희 감독은 지난 1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작품을 관통하는 연출 원칙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영화 ‘사라진 밤’을 비롯해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 등을 연출하며 감각적이고 치밀한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오징어 게임’ 제작자 김지연, 감독 황동혁이 제작한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는 행복한 가정을 내세워 인기를 얻은 인플루언서 부부와 진흙탕 이혼 소송 중인 이웃집 의사 부부가 불륜마저 하찮아지는 감당하기 힘든 비밀에 얽히며 폭주하는 과정을 그린 블랙 코미디다.

“대본 읽고 바로 연출 수락”

작품은 공개 첫 주 쿠팡플레이 인기작 1위에 오른 데 이어 이후 시청량이 169% 추가 상승했다. 이에 힘입어 쿠팡플레이 시리즈 역대 누적 시청량 1위에도 올랐다.

초반부의 익숙한 설정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잇따른 반전과 인물들의 충돌로 확장된다. 19일 기준 5화까지 공개된 상태로 불륜에서 시작한 사건들이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뻗어나가다 후반부에 하나의 지점으로 모이는 구조라는 게 이 감독의 설명이다.

이 감독은 처음 대본을 접했을 때 이야기의 의외성과 위트에 매력을 느꼈다. 당초 영화 시나리오로 출발했던 작품의 4부작 대본을 읽은 뒤 뒷이야기가 궁금해 흔쾌히 연출을 결정했다고.

그는 “평소 좋아하던 형식의 작품이었고,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으면서 연출 아이디어도 떠올랐다”며 “원래 결말이 명확하지 않았는데 결말에 대한 아이디어가 생기면서 각색 작업에도 함께 참여했다”고 말했다.

복잡한 이야기의 중심축은 배우 김혜수가 연기한 경희다. 이 감독은 불륜이라는 핵심 사건에서 이야기가 멀리 나아가더라도 결국 다시 경희를 중심으로 모이도록 구성했다.

사실상 모든 장면을 콘티로…”리허설 짜는 것이 내 작품 연출의 핵심”

이번 작품의 정교한 미장센은 철저한 사전 설계에서 출발했다. 시리즈물로는 드물게 사실상 거의 모든 장면의 콘티를 준비했다.

이 감독은 “현장에 콘티가 있으면 마음이 안정되고 배우들도 장면이 어떻게 완성될지 알 수 있다”며 “배우 역시 어떤 장면에 에너지를 집중해야 할지 판단할 수 있어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 현장에서 콘티만큼 중요한 것은 리허설이었다. 먼저 배우들의 연기와 동선을 완성해 하나의 ‘판’을 만들고, 그 안에 카메라를 넣는 방식이다. 커트 구성은 사전에 정교하게 설계하되, 촬영이 시작되면 카메라가 배우들의 감정과 움직임을 지켜보도록 했다.

그는 “리허설에 많은 공을 들인다. 동선을 만들고 리허설을 짜는 것이 연출의 핵심이다”고 말했다. 마치 연극처럼 말이다.

연극처럼 이어지는 7화…40분의 리얼타임

쿠팡플레이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 뉴스1

사진제공 쿠팡플레이

이 같은 연출 방식이 집약된 회차가 7화다. 여러 인물이 각자의 동선에 따라 움직이다 서로 얽히고 충돌한다. 약 40분에 이르는 이야기는 극 중 시간과 실제 상영 시간이 거의 동일하게 흐르는 리얼타임 방식으로 구성됐다.

이 감독은 “한국 작품에서 흔히 시도하지 않았던, 조금 더 연극에 가까운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면은 나뉘지만 하나의 호흡으로 이어지는 시퀀스가 있다. 인물들이 저마다 움직이면서 얽히고설키기 때문에 만들기는 힘들지만 그런 장면에서 연출자로서 희열을 느낀다”고 즐거워했다.

그는 커트를 잘게 나누기보다 한 대의 카메라로 한 장면을 공들여 찍는 방식을 선호한다. 6화의 한 대화 장면에서도 문틈 너머로 다른 인물들이 다가오는 모습을 롱테이크로 담았다.

‘움직임’도 중시한다. 그는 “배우들이 많이 움직인다고 느낄 것이다. 동선이 많아질수록 카메라가 따라가는 길도 길어진다”며 “그래도 뭐 하나라도 다르게 표현하고 싶었다. 하지 않았던 것을 해보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방식을 피하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창희 감독이 28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서울풀만호텔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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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