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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 이식, 흉터를 줄여라!

대한성형외과의사회 공보이사&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수석탈모분과위원장 김진오의 ‘탈모 탈출’

모발 이식은 두피라는 땅에 나무라는 모낭을 심는 것과 같다. 흙이 딱딱하게 굳으면 나무가 자랄 수 없듯, 두피에 흉터가 생겨 피부 조직이 단단해지면 모낭이 원활하게 자랄 수 없다. 사진: 언스플래쉬

[파이낸셜뉴스] 모발 이식의 성공 여부를 두고 얼마나 많이 심었느냐 혹은 얼마나 예쁘냐로 평가하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상처가 아물어가는 순간에 등장하는 ‘회복의 과학’이다.

‘뱃속의 태아처럼’ 장력 줄여야 흉터도 줄어든다

상처가 난다는 것은 우리 몸이 일시적으로 위기에 빠진다는 뜻이다. 피부는 본능적으로 이 틈을 메우려 애쓴다. 그 결과 남는 것이 흉터다.

모발 이식은 인위적으로 수천 개의 상처를 내는 수술이기에 상처들이 흉터로 변하지 않게 다스려야 한다. 의사가 정원사라면, 두피는 나무를 키워내는 흙이다. 흙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리면 어떤 씨앗도 뿌리를 내릴 수 없다.

우리 피부 세포는 기계적 자극을 민감하게 감지한다. 상처 부위가 팽팽하게 당겨지면 세포는 이를 위험 신호로 받아들이고 기계적 신호 전달 경로(Mechano-pathway)를 활성화한다. 이 경로가 열리면 콜라겐을 만드는 섬유아세포들이 폭주하며 흉터를 과도하게 만들어낸다. 피부가 스스로를 보호하려다 오히려 모발의 생존을 위협하는 흉터라는 장벽을 치는 셈이다.

치유의 궁극적인 모델은 태아에 있다. 태아는 피부에 상처가 나도 태어날 때 흉터 하나 없이 매끄러운 상태로 나온다. 여기에는 세 가지 생물학적 비밀이 숨어 있다. 염증 반응이 극히 적고, 줄기세포가 풍부하며, 무엇보다 피부를 잡아당기는 물리적인 힘인 장력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대 의학에서 흉터 없는 모발 이식을 위해 가장 공을 들이는 지점도 바로 이 장력의 제어에 있다.

따라서 흉터 예방의 첫 단추는 의사가 조직을 다루는 기술에서 시작된다. 모낭의 지름에 딱 들어맞는, 필요 없는 손상을 줄이는 이식 기술이 중요하다. 모공이 불필요하게 크거나 깊으면 몸은 빈틈을 메우기 위해 염증 세포와 콜라겐을 불러 모은다. 모낭 하나하나가 들어갈 집을 최소한의 손상으로 정밀하게 짓고, 두피 내부 긴장도를 노련하게 분산해야 모발 이식 후 흉터 없이 회복할 수 있다.

상처 회복에는 산소와 습윤 환경이 관건

수술이 잘 끝났다면 이제 시간과의 싸움이다. 이식한 모낭은 초기 72시간 동안 혈관이 연결되지 않은 무혈관 상태에서 숨을 참으며 버틴다. 이때 상처 치유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여주는 구원투수가 바로 고압산소치료와 차아염소산(HOCl) 생착 스프레이다. 고압산소치료는 대기압보다 높은 압력을 가해 혈액 내 산소 농도를 강제로 끌어올린다. 산소는 상처 회복의 연료와 같다. 산소가 충분하게 공급되면 염증은 빠르게 가라앉고 혈관 신생은 촉진된다. 여기에 백혈구가 만드는 성분과 유사한 HOCl 스프레이로 상처 부위를 소독하고 습윤 환경을 유지하면, 상피화 과정이 앞당겨지며 염증 시그널이 흉터 시그널로 전환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노력이 무색하게 이미 딱딱하게 굳어버린 흉터를 마주해야 할 때도 있다. 켈로이드나 비후성 반흔과 같은 흉터들은 일반적인 주사 바늘조차 들어가지 않을 만큼 완고하다. 이럴 때는 딱딱한 땅에 숨구멍을 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미세한 펀치 기구를 이용해 흉터 조직의 중심부에 구멍을 내는 방식은 조직 내부의 압력을 낮추고 길을 터준다.

냉동 치료를 병행하면 치료 효과는 더 커진다. 냉동 치료는 비정상적으로 증식한 섬유아세포를 선택적으로 파괴하고 혈관의 비정상적인 확장을 조절한다. 펀치로 뚫은 미세한 구멍들은 냉동 치료 후 발생할 수 있는 과도한 물집 형성을 막아주는 배수구 역할까지 수행하며 회복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다.

결국 모발 이식의 완성은 단순히 머리카락을 옮겨 심는 행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인체의 치유 시스템을 이해하고, 장력이라는 물리적 한계를 과학적으로 극복하며, 상처가 가장 깨끗하게 아물 수 있도록 길을 닦아주는 모든 과정의 총합이다. 흉터라는 단단한 껍질에 갇히지 않은 건강한 두피 토양만이 모발이라는 숲을 오랫동안 지켜낼 수 있다.

의사의 정교한 손길과 과학적인 보조 요법이 조화를 이룰 때, 환자는 비로소 완벽한 회복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편집자주: 김진오 원장은 MBC <나혼자산다>를 비롯해 EBS <평생학교> MBN <특집다큐H> 유튜브 채널 <모아시스> 등 다양한 콘텐츠에 출연하는 것은 기본, 대한성형외과의사회와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등 다양한 학회에서 활동하고 논문과 저서를 집필하며 탈모를 파헤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앞으로 김진오 원장이 파이낸셜뉴스와 칼럼을 연재합니다. ‘모발의 신’ 김진오 원장의 탈모의 A to Z를 기대해 주세요.

kind@fnnews.com 김현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