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 stories

  • 가을 바다의 마지막 귀족, 대하의 건강을 맛보다

    대하는 지금이 가장 맛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서해 연안에 대하가 살이 차오르고, 부드러운 단맛과 탱탱한 식감이 절정에 이른다. 그래서 예부터 “찬바람 불면 대하”라는 말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당연히 알고 있던 ‘대하’라는 이름에는 흥미로운 논쟁이 숨어 있다. 한국의 자연산 대하와 일본에서 ‘대하’라 부르는 보리새우가 서로 다른 종류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는 우리 대하를 굳이 ‘코리안 블랙 […] 더 보기

  • [詩가 머무는 화요일] 어떤 풍경

      어떤 풍경  강옥매 화폭에 가을을 담고 있는 중년의 한 남자 남루한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밤나무 하나를 옮기고 있다    종일 붓질을 해도 옮겨지지 않는 가을이 밤송이만큼 따끔하다   성에 차지 않은 남자 기어이 가지를 붙잡고 흔든다   밤나무 사이로 지나가는 바람이 남자를 흔든다 나뭇가지는 뿌드득 마른기침을 한다   툭,  밤 한 톨  화폭에 박힌다  […] 더 보기

  • 11월이 위험하다… 갑자기 우울해진다면 ‘계절성 정서장애’ 의심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11월이 되면 이유 없이 기분이 가라앉는 사람들이 있다. 아침에 몸이 무겁고 피로가 잘 풀리지 않으며, 달고 자극적인 음식이 당긴다. 우울감이 찾아오고 집중력도 흐려진다. 단순한 계절 감상이라 여기기 쉽지만, 이는 계절성 정서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 SAD)로 불리는 의학적 변화다. 해가 짧아지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햇빛이 부족해지면 뇌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이 감소해 우울감이 생기고, 멜라토닌은 […] 더 보기

  • 팔도의 맛이 수원에 모인다 2025 코리아푸드페어 11월 개막

    대한민국 팔도의 대표 먹거리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자리가 열린다. 2025 코리아푸드페어가 오는 11월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경기도 수원메쎄에서 개최된다. 지난 10년간 ‘대한민국 명품특산물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박람회가 올해부터 새로운 브랜드로 재도약하는 것이다. 행사의 정체성은 명확하다. 기술보다 ‘사람’, 화려한 조리 시스템보다 ‘토양과 손맛’, 대량생산보다 ‘지역성과 고유성’을 전면에 내세운다. 최근 국내 식품 박람회들이 AI 조리 로봇과 자동화 설비를 […] 더 보기

  • 사라지는 계절의 숨결을 붙잡다, 클림트 ‘너도밤나무 숲’

    가을 숲은 화려하지 않다. 나뭇잎은 천천히 색을 지우고, 빛은 짧아진다. 그러나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 1862~1918)는 그 쇠퇴의 시간을 누구보다 찬란하게 그려낸 화가였다. 많은 이들에게 그는 황금빛 장식과 여성 누드로 기억되지만, 1900년대 초 그의 시선은 갑작스레 자연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 나온 작품이 바로 1902년의 ‘너도밤나무 숲(Beech Grove)’이다. 이 작품은 클림트의 풍경화가 단순한 독립된 시도가 […] 더 보기

  • 밤바다를 수놓는 불꽃과 음악의 교향곡, 2025 부산불꽃축제

    2025년 가을, 부산의 밤하늘이 다시 한 번 거대한 축제의 무대로 변한다. 제20회 부산불꽃축제가 오는 11월 15일 토요일 오후 7시부터 8시까지 광안리 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다. 부산시가 주최하고 부산축제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20년 동안 한국을 대표하는 야간 문화 관광 행사로 자리 잡았다. 이번 축제는 20회를 맞는 만큼 규모와 연출에서 한층 더 강화된다. 약 8만 발 규모의 불꽃이 […] 더 보기

  • 한국인이 사랑한 가을의 감성,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의 숨은 이야기

    10월이 깊어지면 어김없이 되살아나는 한 곡이 있다. 결혼식장에서, 교정의 합창 무대에서, 가을 방송과 축제의 배경 음악으로 울려 퍼지는 노래.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는 이제 한국의 가을을 대표하는 음악이 됐다. 하지만 이 곡의 출발점은 의외로 봄에 있다. 원곡은 노르웨이의 크로스오버 듀오 시크릿 가든이 1995년 발표한 데뷔 앨범 ‘Songs from a Secret Garden’에 실린 ‘Serenade to Spring’이다. […] 더 보기

  • 한국 창작음악의 현재를 보여주다… 21세기악회 기획연주회 성료

    2025년 10월 2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21세기악회의 기획연주회 징검다리 프로젝트 II "건반으로 그리는 세대 간의 대화"가 열렸다. 원로예술인 공연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무대는 작곡가와 연주자가 세대를 넘어 피아노를 매개로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주최는 21세기악회, 주관은 현대문화, 후원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다. 공연은 Silent Genesis의 세계초연으로 문을 열었다. 이 곡의 작곡가 이재현은 한국과 유럽 무대에서 작품을 […] 더 보기

  • 감 한 개가 약이 된다. 가을에 더 필요한 이유

    시장에 감이 올라오기 시작하면 가을이 깊어졌다는 신호다. 과일 중에서도 감은 유난히 계절을 잘 말한다. 껍질은 선명하게 익어가고, 한입 베어 물면 달큰한 과즙이 퍼진다. 예부터 감은 가을의 피로를 달래고 겨울을 준비하게 만드는 과일로 불렸다. 감이 제철에 몸에 좋은 이유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 감 한 개에는 하루 필요량에 가까운 비타민 C가 들어 있다. 사과보다 7배 이상 많은 […] 더 보기

  • 제33회 영도다리 축제, 과거와 미래를 잇는 무대로 선다

    부산 영도구가 오는 2025년 11월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동삼동 아미르공원 일원에서 제34회 영도다리 축제를 연다. 올해 축제는 이음과 연결을 주제로 영도대교의 역사성과 해양 문화를 결합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영도대교는 국내 최초의 연륙교이자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도개 기능을 운영하는 다리다. 1934년 개통한 이 다리는 부산 원도심과 영도를 연결해 왔으며, 6.25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헤어지면 영도다리에서 만나자고 약속했던 장소로 […] 더 보기

  • [詩가 머무는 화요일] 열변

      열변  강옥매 나무들이 끝없이 토론하다 가을을 기침으로 읽는다   바스락거리며 술렁거리다  퍼질러 앉아 입술을 움찔거리기도 하고 염탐하듯 이쪽까지 쫓아온다 그러는 사이 밟히고 찢겨져 말들이 사라진다   마대자루 속으로 끌려 들어가는 저 입술들 멍들고 상처투성이다 간간히 나뭇가지에 혹은 돌 틈에 붙어 있는 언어들 눈보라 몰아쳐도 잉잉거리며 입술 밖으로 터져 나올 모양이다   칼바람을 끌어안고 끝까지 […] 더 보기

  • “475미터 라면 거리, 구미의 가을을 물들이다”

    ‘라면의 본고장’ 구미가 다시 국물 향으로 물든다. 경북 구미시가 오는 11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구미역 일원에서 ‘2025 구미 라면 축제’를 연다. 올해 주제는 ‘Original(오리지널)’. 국내 최대 라면 생산도시로서 ‘원조의 자존심’을 내세운 구미시는 산업도시 이미지를 넘어 K-푸드의 상징 도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축제의 중심은 구미역 앞 약 475m 구간을 통째로 활용한 ‘라면 스트리트’다. 주최 측은 […]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