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보배드림
[파이낸셜뉴스]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와 게시판에 붙은 ‘코골이 소음’ 민원 공문이 온라인을 통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입주민 대표가 코골이에 잠 못자나보다”…엘리베이터에 공문
지난 17일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아파트 코골이 공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108동에 입주민 대표회의 회장이 사는데 회장이 코골이에 잠을 못 자나 보다”라면서 “입주민 대표회의 후에 온 아파트 엘리베이터와 게시판에 공문이 붙었다”고 적었다.
이와 함께 공개된 공문에는 “지난해부터 108동 다수의 세대에서 야간부터 새벽시간대(오후 11시~오전 7시20분)에 코 고는 소음으로 불편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며 “코골이는 누구나 발생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수면의 질 저하뿐 아니라 건강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으니 의료기관의 도움을 참고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관리자는 “공동주택의 쾌적한 주거환경 유지를 위해 야간 시간대에는 상호 배려하는 마음으로 생활 소음 최소화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해당 게시물을 본 대부분의 누리꾼은 “다른 집 코고는 소리가 들릴 정도면 아파트가 아니라 판자촌 아니냐”, “예민한 사람이 방음벽 설치하세요”, “밤에 샤워하지 마라, 코골지 마라, 고기굽지 마라… 이래서 살겠나”, “본인이 예민하면 남탓하지 말고 단독주택 살아야죠”, “아파트를 라면박스로 지어놓은 것도 아니고, 시공사에 항의해라” 등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살인까지 부르는 층간소음… 건축단계부터 책임 강화하는 법안 추진
공동주택인 아파트에서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입주자들 간에 협박은 물론 살인까지 번지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경찰대학교 치안정책연구소가 2024년 발간한 층간소음 범죄의 실태 및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최근 10년 동안 층간소음을 빌미로 발생한 강력·폭력 범죄는 총 734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약 10%는 살인 등 강력범죄였고, 약 40%는 흉기를 동반한 사건이었다.
층간소음의 경우 입주자 간에 조심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주택 조성 단계에 대한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이와 관련해 배준영 의원은 지난 12일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과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반복되는 층간소음 갈등이 강력범죄로 번지는 사례까지 나오자 사전 차단 장치를 법제화하겠다는 취지다.
제정안은 국가 차원의 통합관리체계 구축, 개정안은 신축 공동주택의 시공·준공 단계 품질관리와 사업주체 책임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제정안에는 층간소음 문제를 단순 민원이 아닌 국가 관리 과제로 전환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토교통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공동으로 기준을 정하고, 국무총리 소속 정책조정위원회를 통해 관계 부처 정책을 조정하도록 했다.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소방 등에 접수된 민원과 신고, 처리 결과를 통합 관리하는 정보체계 구축 방안도 포함됐다.
주택법 개정안은 사용검사 전 모든 세대를 대상으로 바닥충격음 성능검사를 실시하도록 해 전수조사를 의무화했다. 기준에 미달할 경우 보완시공을 명하고, 보완 뒤에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준공을 허용하지 않도록 했다.
성능검사 결과에 따라 바닥충격음 성능등급을 지정해 입주민 알권리도 강화하도록 했다.
반복적으로 보완시공 명령을 받은 사업주체에는 벌점을 부과하고, 일정 수준을 넘을 경우 등록 말소나 영업정지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배 의원은 “층간소음은 더 이상 개인이 참거나 이웃끼리 알아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공동주택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